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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최악의 스토리는 막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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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 2007-10-16

바다, 최악의 스토리는 막아야

이승호 책임연구원
(한국종합환경연구소)


바다는 넓고 깊다. 사람들은 이 넓은 바다가 쉽게 오염되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오염에 대해 별로 생각하지 않았다. 아니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을지 모른다.

많은 사람들은 바다에 쓰레기를 버리고 일부 어민들은 성어는 물론 산란기에도 해산물을 채취했으며, 심지어 어란과 치어도 마구잡이로 잡았다. 오염물질도 육상에서 바다로 그대로 내보냈다.

해양오염부하 증가 요인은 감소되지 않았고 해양은 이제 자연정화 능력을 완전히 상실했다. 정부의 대책 없는 대규모 간척사업은 남은 해양의 숨통을 끊었으며, 그로 인해 수많은 바다생물들이 소리 없이 죽어갔다. 이제 바다에는 생물들이 전혀 살지 않으며 육상에서 일부 종이 종 보존 차원에서 길러지고 있을 뿐이다. 생활터전이 망가져서 어민들이 울었고, 도심에 찌든 도시인들이 잠깐이나마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바다를 잃어버려 울어야 했다. 그리고 마지막 남은 일부 바다 생물들도 조용히, 그리고 무참히 죽어 갔다. 이제 바다의 맑고 푸른 빛깔은 인터넷과 책에서만 관찰이 가능하다. 도시에서는 3차원 바다 체험방이 만들어져 성업을 이루고 있다. 이제 바다는 우리 곁에 없다.

지금까지 필자가 생각하고 싶지 않은 바다 생물 환경에 대한 최악의 스토리다. 어느 단계에 와 있는지 독자들은 짐작이 갈 것이다.

우리는 연안역 관리를 너무 소홀히 하고 있다. 연안역은 해양, 육지, 대기가 만나는 경계지역으로 예로부터 육지에서 오는 인위적인 스트레스가 매우 높은 곳이다. 우리나라 연안역은 대부분 인구가 밀집되어 있고 대단위 산업시설, 양식어업이 집중돼 있다. 이렇다 보니 가정하수, 산업폐수 방출, 농업 비료 사용, 양식사료 유입 등으로 부영양화(eutrophication)의 요인이 된다. 이러한 연안수저질오염은 유해성 적조 발생의 주요인이기도 하며 패독(shell poisoning)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양식장이 설치되면 양식어의 배설물, 섭식이 되지 못한 사료, 폐사어, 잔유 동물약품 등으로 인해 그대로 바다저층 퇴적물에 쌓이면서 부패가 된다. 부패가 진행되면 용존산소 소비가 늘어난다. 이러한 무산소 환경이 형성되면 황산염까지 소모되는 현상(황산염은 해수성분중 염소 다음으로 많은 음이온으로서 황산염의 환원으로 인한 변화는 공극수나 퇴적물의 화학적 특성에 큰 영향을 준다)이 생긴다.

우리나라 연안의 양식 개발이 가능하다고 판단되는 어장 면적 17만 ha 중 현재까지 11만 ha이상이 개발되고 있다. 대부분이 천혜의 조건을 갖춘 남해안에 편중돼 있으며, 우리나라 양식 수산물 총 생산량의 80%가 여기에서 생산되고 있다. 하지만 수산물의 단위노력당 생산량은 갈수록 줄어드는 추세다. 이는 해양오염이 진행되고 있음을 의미하다.

연안역 양식은 해조류, 패류 및 어류 양식으로 나눌 수 있다. 해조류나 패류 양식은 해양 환경의 질과 변화에 직접 노출됨으로서 양식 생산량이 환경 요인에 의해 전적으로 영향을 받는 것이 사실이다. 수하식 패류 양식이나 해조류 양식은 인공적으로 사료를 공급하지 않기 때문에 사료첨가에 의한 어장의 부영양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참굴(Crassostrea gigas), 진주담치(Mytilus edulis) 등 수하식 양식은 자연상태보다 1000배 이상의 생물생산량을 기록하기 때문에 역시 주변해역의 수질 및 저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어류 양식은, 가두리 양식과 육상수조식 양식, 그리고 육성용 종묘 생산으로 구분된다. 가두리 양식인 경우 연안 수역의 일부를 차지함으로서 주변 해수의 환경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는다.



양식장들은 태풍으로 피해를 받지 않는 곳인 내만이나 섬으로 둘러 싸여진 곳에 주로 설치되어진다. 이러한 지리적 위치는 바다물의 수괴 정체가 이뤄지는 곳이며, 유기물이 활발하게 공급되는 연안퇴적환경인 곳이 많아 각별한 관리가 요구된다<표1>. 해양에서의 자연정화능력은 지구환경의 완충역할을 하는 것으로도 매우 중요하므로 더 이상 해양오염이 심화 된다면 지구 전반에 커다란 재앙을 가져다 줄 것이 자명한 일이다.

상황이 이러한 데도 양식장은 줄어들지 않고 있다. 양식장이 연안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는 만큼 무분별한 양식장 확장은 지양해야 할 것이다.

무엇이고 한번에 해결되는 일은 없다. 지금 해양 상황을 본다면 해양생태계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부터 하나씩 제거하는 방법이 최선이다. 해양에 대한 최악의 스토리가 현실로 다가오지 않았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