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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홧가루 유채화'에 담긴 식물의 슬픈 사멸-에코저널기고문-한국종합환경연구소 이승호 박새/대표/국립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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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its : 878
  • 작성일 : 2020-05-19
'송홧가루 유채화'에 담긴 식물의 슬픈 사멸 2020-05-10 12:38










이승호 박사
(한국종합환경연구소 대표)


【에코저널=서울】소나무는 꽃가루를 바람에 날려 멀리 있는 암꽃을 찾아 수분(pollination, 受粉)을 유도, 유전적 안정화를 꾀한다. 이런 생존방식의 식물을 풍매화(anemophilous flower, 風媒花)라고 한다.

4∼5월이 되면 소나무를 비롯한 자작나무, 참나무 등의 꽃가루가 바람에 날리는 현상을 곳곳에서 보게 된다.

소나무는 ‘송홧가루(松花粉)’를 날려 어디에 있는지 모를 암꽃을 찾아가게 한다. 생존을 위해 꽃가루의 양을 더욱 증가시켜왔다. 바람에 실려 날아가는 소나무의 노란 꽃가루가 주변을 마치 노란 안개가 낀 것처럼 뿌옇게 만드는 모습을 보고 놀라기도 한다.

요즘 소나무가 많은 도시지역에서는 보도블록 위와 자동차 그리고 집안 곳곳에 허락을 받지 않고 살포시 몰래 앉아 있는 송홧가루를 볼 수 있다. 실내 환기를 위해 창문을 오랜 시간 열어 뒀다면 분명 후회 할 정도다.

도시에 날린 송홧가루는 호흡기를 통해 인체에 흡수되는데, 다행히 큰 해는 없다고 한다. 송홧가루에는 비타민C가 함유돼 있다. 맛이 달며, 독이 없다고 알려져 있다.

송홧가루는 피크노제놀(Pycnogenol)이라는 항산화(抗酸化) 성분을 가지고 있다. 스트레스감소, 노화방지, 혈관 건강과 염증억제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다.

유럽에서 송홧가루를 혈관 탄력 유지와 항균, 항암작용을 돕는데 사용했다. 우리나라는 고급과자인 다식(茶食) 만들 때 이용하거나, 옷의 염료로도 활용했다.




어제 모처럼 가뭄 해갈에 도움을 주는 많은 비가 내렸다. 송홧가루를 비롯해 빗물에 섞인 각종 꽃가루가 하천으로 흘렀고, 노란 색이 담긴 유채화(사진)를 만들었다. 정말 얼마나 많은 양인지 가늠이 되지 않을 정도다.

급격한 도시화로 생물 서식공간은 턱없이 부족해졌다. 하천에 그려진 꽃가루 그림은 생물이 생존하기 위한 종족 번식의 절실함이 사멸되는 과정이다.



◆필자 이승호 박사는 한국종합환경연구소 대표이며, 국립군산대학교 자연과학대학 생물학과 겸임교수다. (재)은산생태연구재단 이사장, 한국생태학회 이사, 교육과학기술부 국가기술수준평가 전문위원, 지식경제부 지식경제기술혁신평가단 평가위원,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평가위원, 한국식생학회 대외협력이사, 에코저널 편집자문위원 등을 맡고 있다.
송홧가루는 어디에 있는지 모를 암꽃을 찾아 바람에 실려 유랑을 한다.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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