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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물질관리, 세계 공조체제 확립해야 2012-10-21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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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 2013-06-25
화학물질관리, 세계 공조체제 확립해야 2012-10-21 10:14

이승호 박사
(한국종합환경연구소 부소장/수석연구원)

【에코저널=서울】환경부 국민환경기초조사에 의하면 우리 국민 대부분이 다양한 화학물질에 노출돼 있고, 인체 중금속농도가 외국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주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7명은 카드뮴ㆍ수은ㆍ비소ㆍ비스페놀A 등 인체에 유해한 다양한 화학물질이 체내에서 검출됐다. 환경부(국립환경과학원)는 지난 9월26일에 2009년부터 2011년까지 3년 동안 대한민국 만 19세 이상 성인 6000명을 대상으로 인체내 수은, 납, 망간 등 중금속 5종, 다환방향족탄화수소 2종, 내분비계 장애추정물질 3종, 살충제와 유기화합물질 5종 등, 유해화학물질 16종의 농도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금속류 중 납은 혈중농도 1.77 μg/L로 미국, 독일, 캐나다 등과 비슷했다. 수은은 2005년의 4.34μg/L, 2007년 3.08μg/L로 보통 3.08 μg/L로 나타나 미국 0.94μg/L에 비해 3배 정도 높았다. 독일 0.58μg/L에 비해 최고 5배 이상, 캐나다(0.69μg/L)에 비하면 4배 이상 높게 나타났다.

소변에 섞인 카드뮴 농도도 리터당 0.58 μg/L로 미국과 독일 국민에 비해 두 배 이상 많았다. 유기화학물질 분석에서는 남성 40-50대, 음주와 흡연을 하시는 분들에게서 높게 나타났다. 특히 살충제 성분은 60대 이상 농촌지역에서 높았다.

WHO는 수은을 10대 유해물질 중 하나로 지정했다. 수은은 1950년대 일본에서 발생한 미나마타병의 주원인이 된 물질로, 중추신경계와 신장, 간, 면역계통에 치명적 장애를 일으키는 중금속이다. 그런데 국내 지역 중 울산이 혈중수은농도가 가장 높게 나타났다.

분석을 실시한 국립환경과학원은 울산지역이 높았던 이유는 "공장지대가 밀집한 데다 수은 함량이 높은 고래 고기를 먹는 문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수은 농도는 40~50대 남성과 해안지역에서 주로 높았고, 카드뮴 농도는 50대 여성과 농촌·해안지역에서 높았다. 그리고 전반적으로 중금속을 비롯한 전반적인 유해물질 축적정도가 해안가에 사시는 분들이 비교적 높았다. 더불어 흡연자의 혈중 수은 농도는 평균 3.72㎍/ℓ로 비흡연자(2.90㎍/ℓ)에 비해 28% 높았으며 흡연자는 혈중 납도 비흡연자보다 37% 많았다.

일본 국립 미나마타병 종합연구센터가 2010년 와카야마(和歌山)현 타이지(太地)마을 주민 1천1백여 명을 상대로 체내 수은농도를 조사한 결과 남성은 11.0ppm, 여성은 6.63ppm으로 나타났다. 이는 센터가 2000~2004년 조사했던 일본 14개 지역의 평균치(남성 2.47ppm, 여성 1.64ppm)보다 4배나 많은 수치다. 건강에 위협을 줄 수 있는 농도인 50ppm를 넘는 주민도 43명인 것으로 나타났다.

미나마타병 종합연구센터는 수은의 체내 축적이 주민들의 고래고기 섭취와 관련 있다고 분석했다. 조사지역은 예전부터 포경이 성행하고 고래고기를 즐겨 먹어 '포경의 마을'로도 불리는 곳이었다.

우리나라 해안가에 계시는 분들의 유해물질 오염농도가 높게 검출된 것도 이러한 역학관계가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곡물 등의 탄수화물과 대형 어류를 많이 먹는 아시아권은 수은과 카드뮴 등의 농도가 서양인보다 높게 나타나는 것이 중요한 요인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리나라도 해산물을 많이 먹는 편이기 때문에 이러한 식습관들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환경운동연합이 2003년 말부터 1년간 울산과 부산, 포항 등에서 파는 고래 고기 표본 1백1십여개를 분석해 보았는데, 평균 오염치가 3.51ppm으로 나타났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어패류 잔류기준(0.5ppm)의 7배가 넘는 수치다. 아무래도 해양은 육상의 오염물질들이 집합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생활사가 긴 생물일수록 오염물질에 노출되는 빈도가 늘어남으로 체내의 축적된 농도가 증가되며 이를 섭취하면 당연히 인체에 축적되게 된다. 그리고 연구 결과에서도 해산물의 섭취 빈도와 유해물질 축적량이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인들도 문제이지만 성장기인 어린아이 및 청소년은 더욱 영향을 많이 받을 수 있다. 금번 조사에서 어린이·청소년의 혈액 중 수은 농도가 1.74㎍/L로써 독일 어린이의 8.7배, 미국의 4.4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납과 카드뮴은 미국·독일 등에 비해 낮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보통 수은 농도가 5㎍/L램, 카드뮴은 1㎍/L까지 높아지면 건강에 악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수은은 성장기의 어린이나 청소년의 경우 언어 및 보행, 청력 등에도 큰 영향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해산물과 유해물질에 대한 인과관계 조사가 더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생선을 비롯한 해산물에는 인체에 중요하고 필요한 유용성분들이 훨씬 많이 들어있다. 그렇기 때문에 생선을 드실 때 내장을 빼고 드신다던가, 한 종류에 집중해서 드시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생선을 드신다든지 하는 식습관을 조절만 하신다면 분명히 건강에 도움이 되는 해산물이다.

금번 조사는 우리나라 국민의 인체 내 유해화학물질의 분포실태 및 노출요인만을 조사한 것이다. 건강검진이 포함되지 않아서 조사결과와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직접적으로 연관시키기에는 한계가 있다.

환경부는 금번 조사의 2단계로써 2012년부터 2014년까지 총 21종의 환경유해인자 및 임상검사 19종을 대상으로 진행한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음으로 차후 그 결과를 지켜볼 필요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환경부에서는 화학물질안전관리정보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어 화학물질에 대한 정보 공유와 관련법 그리고 유해유출방지를 위한 시스템을 운용하고 있다. 관련법으로는 유해화학물질관리법, 산업안전보건법, 위험물안전관리법, 고압가스안전관리법, 해양환경관리법을 들 수 있다. 해양경찰청 오염관리국에서는, 유해물질관리 및 배출물 해양관리 지도, 감독 등을 하고 있고요, 해양경찰연구소에서는 배출물 분석 및 관리 등을 수행하고 있다.

산업자원부에서는 신화학물질관리제도(REACH)에 대응하여 물질정보 DB구축을 하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부처간 유기적인 정보공유와 협조 등은 유해오염물질 저감이라는 세계 공동대응에 맞서기 위해서 부족하다고 할 수 있다.

세계의 움직임을 감지하고 발 빠르게 우리나라의 화학물질 생산 및 관리에 관한 변화를 설득하지 않으면 국가 경쟁력은 떨어지고 국민들의 유해물질 노출빈도는 높아만 갈 것이라 생각된다.

세계공조체제 확립과 관계기관의 노력, 생산기업의 노력, 국민의 노력 등이 어우어진 상호공조체제가 구축돼야 유해물질에 대한 피해를 조금이나마 저감시킬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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