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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 줄이기, 선택이 아닌 '필수'-에코저널 기고문-한국종합환경연구소 이승호 수석연구원
  • Name : 이승호
  • Hits : 2206
  • 작성일 : 2011-07-19
온실가스 줄이기, 선택이 아닌 '필수'

이승호 박사
(한국종합환경연구소 수석연구원)

최근 유가 급등으로 인해 유가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유류는 경제성장에 큰 원동력이며 우리 생활에서도 뗄 수 없는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생활 물품 중 많은 부분이 유류에서 추출된 물질로 구성되기 때문이다. 그 만큼 석유에 대한 의존도는 높다.

하지만 이제 석유에 대한 의존도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나친 석유 의존도는 전 세계적 환경재앙으로 이어지면서 지구온난화, 해수온 상승, 해수면 상승 등이 나타났다. 이에 전 세계적으로 환경재앙의 속도를 줄이려 국제협약 등이 이루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친환경 녹색성장'이라는 국가적 패러다임을 제시하며, 선진국의 친환경적 정책에 추격하려 노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정부는 어제 2020년까지의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발표했다.

정부 감축목표에 따르면 2020년까지의 배출전망치와 비교해 산업부문 18.2%, 전환(발전) 26.7%, 수송 34.3%, 건물 26.9%, 농림어업 부문에서 5.2%를 감축해 국가 전체적으로 30%를 감축하게 된다.

감축 목표대로만 실행된다면 우리나라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014년에 최고치에 도달하고, 이후 2015년부터는 배출량이 감소하기 시작해 경제성장과 온실가스 배출의 탈동조화(Decoupling)를 실현하게 되게 된다.

이행방안은 2011년 9월까지 471개 온실가스·에너지 목표관리제 대상 업체별로 구체적인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정하게 된다. 아마도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선정하는데 많은 진통이 예상된다.

아무런 준비가 없었던 기업들에게는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세우는 것부터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찾아내기까지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전망이다. 정부는 감축목표치를 대상 업체별로 일괄적용 하기 어려우므로 형평성에 맞는 기준점을 찾는데,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목표 이행 과정에서 많은 혼선도 예상된다. 그러나 결국 언젠가는 서로 이뤄야 할 부분이다. 필자의 바램은 현실이라는 바탕 위에 앞으로 정책적으로 가고자 하는 방향이 부합하도록 정책적 지원이 있는 가운데,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이행해 나갔으면 한다. 목표치를 정해 놓고 이루지 못한다고 행정제재를 가하는 구시대적 접근 방식으로는 꼭 필요한 국가정책이 빛을 발하지 못하고 반발만 커지게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에너지경제연구원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우리나라 석유의존도는 43.28%에 달한다고 밝혔는데, 이는 작년 같은 기간 41.77%와 비교할 때 1.51% 상승한 수치다. 올해 유가가 상승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녹색성장이라는 국가적 패러다임을 무색하게 할 정도로 석유의존도가 증가한 것이다. 작년과 비교해서 올해 온실가스 배출이 증가했으며 석유수입도 증가했다는 설명이다.

그런데 올해 에너지 소비량(1∼7월)은 총 1억3847만3000TOE로 작년 같은 기간 1억4139만8000TOE와 비교해 2.07% 감소했다. 전체 에너지 소비는 줄었지만 석유 사용량은 오히려 상승했다는 결과다. 이는 아무리 좋은 정책을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구체적인 실천방안과 산업계, 국민, 공기관의 노력이 어우러지지 않는다면 온실가스 배출의 원흉(元兇)인 화석연료 사용을 자제 시키기 어렵다는 반증이다.

좋은 정책, 강한 정책에 앞서 국민과 기업이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도록 행정이 다가서 있어야 한다. 그래야 국민은 믿고 따른다.

필자는 얼마 전 제주도에 다녀왔다. 제주도는 세계 7대 자연경관에 도전할 만큼, 그 역사와 수려한 자연경관이 좋은 곳이다. 관광지는 정책을 시험하기에 참 좋다. 특히 제주도는 외국인이 많이 찾는 관광명소다. 제주도는 국가적 이미지 제고와 자연유산을 보호하기 위한 친환경 정책을 펴기에 정말 적절한 곳이라 생각된다.

제주도에 도착하고 필자는 렌트카 회사를 둘러보았는데, 전기자동차를 렌트 해주는 곳을 찾기 어려웠다. 물론 지형적 특성상 전기자동차가 이동하기 어려운 곳이 있기 마련이다. 이는 안내판 설치나 해안도로에 한해 전기차 사용을 하도록 행정지원을 하면 된다.

지금처럼 선택의 기회마저 없애버린다면 석유를 대신할 전기자동차가 대중화되는 시기는 점점 늦어만 갈 것이며 석유의존도는 좀처럼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필자는 자그마한 희망을 보았다. 제주도 관광을 하면서 다행스럽게도(?) 미천굴 관광지 주차장에서 전기자동차 충전시설을 만났기 때문이다.

관광객 중 한 명은 전기자동차 충전시설이 신기했는지 충전하는 모습(사진)을 보이며, 기념 사진촬영을 하고 있었다. 물론 전기자동차가 아닌 디젤RV 차량에 그냥 시늉만 한 것이다. 그 관광객이 전기자동차를 가지고 왔다면... ... 그리고 전기자동차를 충전하기 위해 차량들이 줄지어 있었다면 얼마나 제주도 환경이 좋아했을까?

▲제주도 미천굴 관광지에 설치된 전기자동차 충전 시설

세계 7대 자연경관 도전도 좋지만 그에 맞는 친환경적 인프라도 증가됐으면 한다. '온실가스 줄이기', 이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