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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바다 된 대한민국 2011-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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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 2013-06-25
물바다 된 대한민국 2011-07-29 10:18


이학박사 이승호
(한국종합환경연구소 이사·수석연구원)


【에코저널=서울】집중호우로 서울 도심 곳곳이 물바다가 됐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28일 서울에 내린 비는 301.5㎜로 집계됐다. 서울을 비롯해 강원도와 부산에도 많은 비가 내려 전국 곳곳이 물난리가 났다. 산은 무너지고, 도심 도로는 거대한 하천으로 변했다. 하천은 범람했으며, 여지없이 주변 저지대를 침수시켰다.

해마다 침수가 반복되는 곳은 당연히 침수됐고, 침수되지 않았던 곳까지도 이번에는 물에 잠겨야 했다. 도심을 질주하던 차들은 도심 한 복판 도로에서 물에 갇혀 꼼짝도 못하는 어이없는 상황도 발생했다. 과연 왜 이런 일이 발생했을까?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집중강우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의견이 분분하다. 그 의견들을 정리해보면 기후변화에 의한 영향, 이상강우에 의한 영향, 무분별한 개발에 의한 영향, 도심 치수기능의 부재에 의한 영향 등이다. 필자는 집중호우에 대한 여러 가지 의견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이러한 비 피해가 증가됐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각종 개발로 산의 허리를 자르는가 하면 건물을 짓기 위해 산을 도려내기도 했다. 산과 들을 밀어 도심을 건설했으며, 물길은 인위적으로 바꿔 인간이 편리하도록 만들었다. 도심 대부분은 흙을 밟아 볼 수 없을 정도로 시멘트와 아스팔트로 포장했다.



서울의 경우 불투수층이 전체 지표면적의 47%나 차지한다. 서울시내 36개 하천 중 24개(66%)가 도로, 주차장 등으로 복개됐다. 비가 오더래도 제대로 흡수되거나, 천천히 이동할 곳이 턱없이 부족한 것이다. 그래서 폭우가 오며 투수되지 못한 빗물이 일시에 우수관으로 밀려들게 되고 하천은 증가된 우수용량을 견디지 못하고 범람한 것이다. 서울도심에서 관찰된 우수관 역류현상은 배수능력이 부족해 우수관으로 흘러든 빗물이 다시 도로위로 쏟아진 것.

도심 불투수층이 증가한다는 것은 인공구조물이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산림과 투수층이 발달돼 있으면 스며들었다가 기온 증감에 따라 수분의 완충역할을 해준다. 이것이 바로 '수분수지(water balance)'다. 도시화에 따른 녹지감소는 대기와 열 교환현상에 영향을 주게 된다. 이러한 열수지 변화는 수분수지 변화를 주도한다. 최근 들어 발생된 집중폭우와 이상기후도 이러한 수분수지 변화에 기인한다.

도심 인공구조물 증가는 수분보유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호우시 유출량과 유출속도가 증가되고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게 된다. 도심의 열섬효과(Heat Island Effect)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전 지구적인 기후변화 만큼 도심의 이상기후가 발생하는 것도 이에 기인한다. 보통 도심의 온도는 농촌지역보다 약 0.5∼1.5℃정도 높게 상승한다. 이는 도심의 많은 구성물이 시멘트, 아스팔트, 콘크리트 등의 석조면으로 구성돼 태양광이 통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도시가 되면서 집중호우가 발생되고 있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도시화나 공업화가 되기 전과 후의 강수량을 비교해 보면 도시화 후에 강수량이 증가했고 인간의 각종 활동이 많은 곳일수록 강수량의 증가율이 커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평균적으로 하루 250 mm이상의 집중호우가 매년 한번 이상은 일어났으며 300mm 이상의 극심한 집중호우도 발생하고 있다. 집중호우는 일 년에 평균 10번 정도가 나타나고 있으며 그 횟수는 갈수록 늘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집중호우 앞으로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먼저 도심의 투수층을 증가시켜야 하며, 배수능력을 키워야 한다. 수많은 인공구조물을 만들었어도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생물서식공간(biotop)을 조성해야 한다.



또한 불필요한 인공구조물 보다는 빗물침투 유도시스템을 구축하고 도심의 벽면과 옥상은 녹화를 시켜 열섬효과를 조금이라도 줄여야 한다. 주차장은 투수성 매트를 설치해 투수층을 확보하고 생물서식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우수관이 연결된 하천에는 치수를 방해할 수 있는 시설물을 설치하지 말아야 한다. 산비탈에 건물을 신축할 때는 재해영향을 검토해 신중하게 인허가가 이뤄져야 할 것이며, 주기적인 산사태 점검을 해야 한다. 하천은 최대한 자연성을 살리도록 해야 하며 인위적인 물길 바꾸기는 하지 말아야 한다.

어떻게 보면 보존만 강조하는 것은 매우 편협한 생각이다. 인류는 생존과 편리함을 위해 각종 기술을 발전시킨다. 인류가 살아가면서 발생되는 환경훼손은 발달된 환경기술을 활용해 최소화시킬 수 있다. 최근 발생되는 집중강우는 여러 가지 복합된 요인에서 기인하지만 결국 생각해보면 인류가 발생시킨 일이다. 지금은 환경에 대한 원망이 필요한 때가 아니고 환경변화의 원인제공자인 우리 인류가 환경을 위해 무엇인가 노력해야 할 때다.





편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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