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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버린 쓰레기 지구의 불량식품'
  • Name : 운영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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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 2007-10-16

'내가 버린 쓰레기 지구의 불량식품'

이승호 책임연구원
(한국종합환경연구소)


경기도 화성에는 작지만 수려한 산, 호소, 저수지 등이 많다. 화성 서쪽지역인 남양과 비봉 지역은 제부도 가는 길목인데, 녹지공간이 많아 공기도 매우 맑은 편이다.

그런데 요즘 이 지역에 개발바람이 불어 공장도 들어서고 상업시설도 늘어나면서, 경기도 남측에 맑은 공기를 자랑하는 청정지역이 사라지지나 않을까 참으로 걱정이다. 개발이 인구 집중화를 막기 위한 하나의 방편일지도 모르나 환경적으로는 각종 개발을 반대하고 싶은 심정이다.

얼마 전 경기도 화성 어천리 저수지를 찾은 적이 있다. 어천리 저수지는 화성시 비봉면에서 어천리로 넘어가는 길목에 위치한다. 이 커다란 저수지는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이 자연을 만끽하기 위해 자주 들리는 곳이다. 가는 길목도 굽이굽이 아름다워 자전거 투어링을 즐기는 매니아들이 많이 찾는다. 낚시인들도 한가로이 시간과 세월을 밀고 당기는 곳이다.

넓은 저수지를 보고 있다가 살짝 고개를 들면 고속철도시설이 들어서 자연스러운 스카이라인 볼 수 없어 답답한 부분도 있지만 그래도 도심 가까운 곳에 이렇게 큰 저수지가 남아 있다는 것이 참으로 고마울 뿐이다.



한창 자연을 감상하다 저수지 한쪽에서 한 낚시인이 취사하는 모습이 보인다. 주변에는 어김없이 쓰레기가 난무했다. 분명 '취사금지'라는 현수막이 크게 걸려 있는데도 아랑곳 하지 않는 눈치였다. 인근에는 행락객들이 버린 쓰레기가 3m 높이로 쌓인 채 방치된 상태다.

좋은 자연을 즐기고 휴식을 하러 가면서 왜 인간은 오히려 자연의 휴식을 막고 있는 것일까 ?, 물론 일부 몰지각한 사람의 소행이라 생각되지만 그 서운함은 자연의 배려에 대한 배신행위며, 이기주의의 표출이라 생각된다.

얼마 전 '환경의 날'을 맞아화성시 남양초등학교 주최로 실시된 환경표어공모전에서 양승민(4학년)군은 '내가버린 쓰레기 지구의 불량식품'이라는 표어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양군에게 지구환경이란 과연 어떤 느낌으로 다가온 것일까? 환경보전의식 고취를 위한 행사에서 어린꿈나무인 양승민 군은 '쓰레기=불량식품'이라는 표현으로 환경오염을 함축했다. 다시 한 번 어른들의 반성이 요구되는 부문이다.

우리는 물질이 풍요로워 지면서 너무나 많은 쓰레기를 버리기 시작했다. 음식물쓰레기만 보더라도 하루에 약 1만1397톤이나 버린다. 이를 돈으로 환산하면 연간 15조원이 음식물 쓰레기로 낭비되고 있다. 15조원이라는 돈을 음식물 쓰레기로 낭비하고 또 처리하느라 막대한 돈을 쓰고 있다. 이대로 간다면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쓰레기가 가득찬 세상에서 자연은 가려지고 우린 쓰레기에 둘러싸여 비참하게 살아갈지 모른다.

이 세상에 쓰레기는 없다. 쓰레기는 자원이다. 환경을 경제적 잣대로 재는 순간 환경은 파괴된다. 지금 돈이 더 필요하더라도 자원을 재활용해야한다. 그리고 환경을 배려해야 한다.

잊지 말자 '내가버린 쓰레기 지구의 불량식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