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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환경정책' -한국종합환경연구소 이승호 책임연구원
  • Name : 이승호
  • Hits : 2312
  • 작성일 : 2007-04-16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환경정책'

이승호 책임연구원
(한국종합환경연구소)


우리는 환경의 소중함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개발경제논리에 치여 늘 환경은 뒷전이다.

희생을 강요 당하거나 협상의 여지도 없는 '환경'은 지금도 어디에선가 소리 없이 죽어가고 있다.

현 세대를 환경의식이 없는 세대, 먹고살기 힘들었던 시절이라는 면죄부를 주고 다음 세대들이 이 환경을 치유해주길 바라기만 하면 과연 환경문제가 해결되는 것일까? 그때 까지 이 지구가 남아 있기는 하는 것일까 ?

심한 비약일수 있으나 현재 환경파괴로 나타나는 수많은 현상들 생물종다양성감소, 기상이변, 기형출산 증가, 온실효과 심화, 물질순환 부조화 등은 인류의 기술력으로 단기간에 처리 할 수 없는 능력 밖의 일이다.

21세기 세계의 공동적 이슈는 에너지 문제와 환경문제다. 이 모든 것이 환경을 소홀히 하고 경제개발논리로만 환경에 접근한 결과인 것은 자명한 일이다. 또 우리는 자원을 남용하고 있다. 물질풍요를 과용하고 있으며 너무 빨리 자원을 소모하고 있다. 지구가 수용할 수 있는 환경수용능력을 한참 넘어 나타나고 있는 물질순환 불균형은 지금도 기상이변, 기후변화 등의 치명적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이 또한 자연의 입장에서는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임을 알아야 한다. 이 몸부림 뒤에는 어떤 환경부메랑이 올지는 상상하기 조차 싫다.

환경부는 도심하천을 예전의 모습으로 되돌리는 하천복원사업을 확대하기로 하고 올해 1000억원, 오는 2015년까지 연차적으로 1조4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발표했다. 이 사업을 통해 전국 3824개 지방하천 2만6841km가운데 143개소 2673km가 2015년까지 자연하천으로 복원된다고 한다.

하천 생태계 파괴와 그 영향에 대해 NGO, 학계, 환경언론 등에서 오래 전부터 자주 강조하고 우려를 표명했다. 그런데 막대한 돈을 들여 하천정비란 명목아래 하천환경을 파괴하고 이제는 다시 막대한 돈을 들여 하천을 복원한다고 한다.

복원(復元)이란 뜻은 본래대로 회복한다는 의미다. 이미 하천에 살던 동식물들은 하천정비라는 미명아래 쫓겨나가나 멸종됐을 텐데. 그 모양만 흉내만 낸다고 복원이란 단어를 남발하는 것이 옳은 일인가? 그야 말로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다.

불과 5년 10년도 못 내다보는 환경정책으로 어떻게 좋은 환경을 유지시킨다는 것인지 한심하기 그지없다. 지금도 그 어디에선가 하천정비라는 명목으로 하상은 메워지고 호안은 시멘트로 발라지고 있을 것이다.

지금 정비하는 곳은 다시 복원(?)의 대상이 되리라. 이러한 정책을 누가 신뢰하며 믿고 따라갈 수 있겠는지 정말 한심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