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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은 어디? 가을은 어디?-에코저널-기고문
  • Name : 이승호
  • Hits : 1747
  • 작성일 : 2006-10-19

단풍은 어디? 가을은 어디? 2006-10-18 14:48

이승호 책임연구원
(한국종합환경연구소)

가을이다. 과실수는 그야말로 수확의 계절이다.

자연의 아름다운 작품인 탐스러운 열매들은 우리의 마음을 한없이 포근하게 한다. 하지만 산야를 보면 분명 가을은 가을인데 허전한 부분이 있다. 단풍이 예년과 비교해 너무 형편없기 때문이다.

단풍은 가을에 낙엽 직전에 일어난다. 단풍은 식물에 들어있는 색소 성분의 양적 차이로 각각 천연빛깔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런데 최근 강우량이 단풍이 주로 드는 10월 기준으로 예년보다 10% 수준에 그치고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9월 12일부터 10월 12일 사이에 내린 강수량은 3mm로 평년의 4% 수준이다. 단풍이 들기 전 잎이 말라 버린 것이 단풍이 형편없는 이유다. 더군다나 기온도 높아 한낮에는 고온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한낮 기온이 25∼28℃까지 오르는 가을더위가 나타나고 있다. 서울은 10월 16일까지의 낮 최고기온이 평균 25.1℃로 나타났고, 아침 최저기온은 평균 15.2도를 기록했다. 최고기온과 최저기온 모두 평년보다 평균 3.5℃ 높았다. 다른 해의 9월 중순에 해당하는 기온이다. 특히 지난 16일 서울의 낮 최고기온은 25.6℃까지 올라 평년보다 6℃ 가까이 높았다. 전주 28.5℃, 광주 27.3℃, 대전 26.7℃, 수원 26.3℃, 대구 25.9℃, 강릉 25.6℃, 부산 25.1℃ 등으로 전국적으로도 평년보다 5℃ 이상 높았다. 낮기온이 높은 만큼 큰 일교차를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서울 일교차는 평균 9.9℃였다.

우리나라에 매우 안정적인 고기압이 자리 잡고 있어서 북쪽의 한기가 내려오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 기상청의 설명이나 갈수록 기온변화와 강수량 변화로 인한 기후 변화가 종잡을 수 없다는 것에 문제가 있다.

분명 산야는 예전과 같은데 계절도 어김없이 달력은 알려주는데 몸으로 느끼는 기후, 산야로는 계절을 느끼지 못한다.

단풍놀이를 떠나는 차량들로 붐벼야 할 도로는 경제사정 때문인지 즐길 수 있는 단풍이 적어서 인지 한가하기만 한다. 물론 1년내 힘들었던 산야가 다시금 단풍놀이로 힘들어 하는 것도 전혀 보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건 아니다 싶다.

기후변화가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가슴 한곳이 답답해진다. 이러한 변화는 1년 혹은 2년 사이에 나타난 것은 아니다. 그동안 수많은 기상변화 요인들을 만들어낸 인류가 만들어낸 결과다. 이러한 기후 변화에 적응 못하는 생물은 멸종되거나 생육이 더디게 될 것이다. 예를 들어 농작물, 밭작물도 아주 잘 자라거나 잘 자라지 못하는 작물이 생긴다. 이렇게 되면 우리들의 식생활, 생활습관도 바뀌어야 하고 문화도 자연스럽게 달라지게 된다.

기후변화를 가속화시키는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화석연료의 사용이 가장 기여하는 정도가 크다. 특히 CO₂는 지구온난화에 50% 정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각종 도로 복개율과 산림 훼손, 식생 훼손 또한 기후변화에 많은 영향을 준다. 화석연료를 쓰지 않을 수는 없지만 사용량을 줄이거나 대체에너지를 개발할 수는 있다.

산림훼손도 줄이면 되고 부득이 할 때만 하면 된다. 그리고 도심에 옥상 녹화라든가 각종 biotop을 설치해 활용한다면 급격한 기후변화를 막고 완충능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무엇이고 한번에 끝나는 것은 없다 더군다나 훼손된 환경을 본래대로 만드는 일은 더욱 그렇다.